재도전 상담소 다시클리닉

감정이 너무 빠르게 소화돼요

감정충만 (서울/심리)
  • 청년희망팩토리 사회적협동조합
  • 실패박람회
  • 청년
2022-10-11
저는 사회에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사회초년생이에요.
배우고, 실수하고, 대처하고, 한숨 돌리고 나니 벌써 4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네요.
제가 사회인으로 비틀비틀 걸어가는 사이 가을도 성큼 다가왔더라고요.
 
우리는 가을이 오면 종종 가을을 탄다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럴까요? 걱정이 하나 늘었어요.
사회초년생이긴 하지만, 사회인이 되니 감정이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정말 즐거웠다고, 혹은 정말 슬펐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없는 것 같아요.
 
여전히 눈물도 흘리고, 웃긴 방송을 보면 큰소리로 웃기도 하는데요.
예전에 비하면 감정의 깊이나 다양함이 사라진 것 같더라고요.
4달 전만 해도 바람이 시원해지면 그게 즐거워서 호들갑 떨며 친구들한테 전화했고,
밤하늘에 별이 조금 더 많이 보이면 그거에 감동해서 하루가 조금 더 즐겁고 특별해졌었거든요.
 
지금은 잠깐 즐겁고, 잠깐 슬프고, 잠깐 감동받고.
그런가 보다하고 감정이 순식간에 소화되더라고요.
온전히 하나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져서 그런 걸까요?
 
슬픔 조금, 피곤함 조금, 뿌듯함 조금, 기쁨 조금, 미안함 조금...
조그마한 감정들만 복합적으로 섞여서 결국엔 무표정인 날들만 가득할까 걱정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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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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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서현숙

현재소속

해군

주요경력

해군 성폭력피해자 정서지원상담
2022-10-11

안녕하세요 감정충만님
감정충만님의 글을 읽으면서 '감정충만님이 참 글을 단아하게 쓰시는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현재 감정을 이렇게 차분하게 잘 정리하고 또 무엇을 원하는지도 정확하게 적을 수 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도 우리 감정충만님은 글로 자신을 잘 표현하신다란 생각도 들었답니다. 

매일의 순간에서 자신의 감정을 살펴본다는 것은

화남에 짜증남에 우울함에 기쁨에 설렘에 불안함에 초조함에
자신을 던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좀 더 객관화할 수 있는 건강함을 스스로 확인한다는 것이니까
우리 님께서 지금 느끼고 계신 
슬픔 조금 뿌듯한 조금 등은
님께서 아주 건강한 자기 객관화를 하고 계신 것으로도 볼 수 있어요

해야 할 일은 많고 적응해야 할 것도 많고 새로운 사람들과 접촉되는 지점도 
예전보다 많을 때에
우리 님이 적절하게 감정을 조절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란 안도감도 들면서

또 한편으로는
감정의 여러 모양과 색깔들이 뒤섞여 무감각함으로 되진 않을까하는 님의 걱정이 아주 많이 이해된답니다.

원래의 나라는 정체성
예를들어 나는 감정을 원래 충분히 느끼는 사람이야라는 틀로 자신을 규정하기 보다는
이럴때는 이런 게 나야 또 이럴때는 이런 것도 나지
라는 정체성의 테두리를 좀 더 넓혀 둔다면

예전의 그런 나도 괜찮은 나였고
지금의 이런 나도 괜찮은 나이고
앞으로의 나도 괜찮은 나일 거란 생각을 하면
지금의 이런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거란 말씀도 드리고 싶네요

오늘도 좋은 밤이예요. 편한 쉼 되시길 바라요. 


 

심리상담사 채범식

현재소속

한국공보뉴스 충북제천본부

주요경력

(사)국민기자협회 충북 제천시 지부장
2022-10-12

자신의 감정을 잘 자각하시는것 같습니다.
감정이 왜 생겼는지 무슨 감정인지를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어떤 상황에서 그 감정이 느껴졌는지 상황(사건)에 대해서
먼저 기록을 해보고 어떠한 감정이 느껴졌을때 신체적 반응과
생각을 체계적으로 써보면 좋습니다.

여러 감정이 많이 느껴지신다고 했는데 사건을 기록을 할때
한 사건에 대한 감정 생각을 기록하고 또 다른 사건을 기록하는 식으로
각각 기록해야 합니다

좋은 날을 기대해봅니다.

직업상담사 김장욱

현재소속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모니터

주요경력

건양대학교 취업팀장(취업컨설턴트)
2022-10-18

선생님의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저 역시 머릿속에서, 가슴안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지나온 추억들이 되살아나는 기분입니다. 철부지 친구들과 함께 모여 나의 미래가 어찌되든 그냥 아직은 보이지 않는 꿈과 희망만 가슴안에 품고 신나게 놀고 떠들고 웃고 그러다가 한소절 싯구와 음악 한구절에 서로 눈물흘리고, 그러면서 영원히 함께할듯이 서로의 감정을 다 내보이며 손가락까지  걸었던 학창시절을 보내니 이제 눈앞에 먹고 살아야 하는 취업이라는 현실앞에서 뿔뿔히 친구들이 흩어져 버리고, 친구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새도 없이 나의 목전에 부딪친 경쟁이라는 장벽에 부딧치면서, 조직안에서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할까? 오늘 내가 한 일에 대해 평가는 괜찮을까 하며 오늘과 내일 두가지만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왔던거 같습니다.
문득, 여유가 생겨 티브이를 보며, 라디오 음악을 듣고 있지만 그냥 음악이고 예능이고, 몰입하던 감정과 생각은 다 어디로 갔는지 새삼 스스로 놀라기도 합니다. 많이 감동도 하고 많이 웃기도 한거 같은데 지금은 왠지 조금씩 김이 다 빠진듯한 느낌, 그리고 음악보다는 경제뉴스와 정치분야에 귀 기울이며 한마디씩 나혼자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요
이런 감정의 축소나 감정의 방향이 변화된 이유에 대해 누구는 코로나 때문라고 말합니다. 예, 진짜 못된 코로나에게 다 뒤집어 씌우고만 싶습니다.

이제 사회에 나오신지 4개월, 비틀거리는 치임 속에서 가을을 맞으셨군요. 곧 직장생활 6개월에 접어드실테고 그때는 겨울일듯 합니다. 뜨거웠던 여름에 시작해서 감정이 뒤섞인 가을을 보내고 흰눈이 포근히 내리는 겨울을 맞이할겁니다. 그리고 흰눈이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그 눈을 얼굴에 맞으면서 다시한번 잊혀졌던 감정을 되찾아 보시지요 친구들과 함께 두 팔을 벌리고 빙빙돌며 눈을 맞고 다니곤 했지요. 조금씩 사그러드는 감정의 양이야 세월때문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그 깊이만큼은 더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선생님의 글에 저 역시 많이 공감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기쁘다는 마음으로 맞이하시고, 그리고 작정해서 즐기시고 빨리 소화되지 않는 감정의 소화불량으로 직장생활도 적극적으로 행복하시고 넉넉한 감정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길 기대하겠습니다. 파이팅~!

댓글

조하용
2022-10-11

안녕하세요 글쓴이님, 요즘 날이 점점 추워졌죠! 감정이 전보다 메말라 그런 부분이 고민이신 것 같아요.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조그마한 감정에도 귀를 기울이시고 평온한 일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셨으면 좋겠어요! 감정의 기복이 심하면 그것도 은근 스트레스가 될 수 있거든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 :)

힘내세요
2022-10-14

글쓴이 분은 섬세한 감정 선을 가지신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 비하면 감정 선이 단조로워진 것 같아 슬플 때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다른 쪽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모두 괜찮아지실 거라고 믿습니다!

우산속kkk
2022-10-17

어린아이/소년소녀의 여린 감정이 사라지고 사회속의 어른으로 변화해가는 정상적인 과정 같아요. 근데 걱정마세요. 저 깊은 마음속에 꼭꼭 숨어있을 뿐이지 신기하게도 인생 어느 순간 마다 스스로 튀어나와요. 저의 경험입니다. 그 감정 소중하게 담아두세요.

뱀밤
2022-11-04

안녕하세요 사연자님!! 사연을 읽어보고, 저도 너무 공감이 돼서 댓글 남겨요..! 업무 중에는 감정이 섞이면 힘들다보니까 스스로 감정을 배제하는 연습을 참 많이 했는데, 처음엔 그것 때문에 퇴근하고 뭘 봐도 재미없고 그랬거든요. 어느정도 업무 적응하고 나니 조금 여유가 생겨서, 제 감정을 챙기는 일을 많이 하기 시작한 거 같아요. 꽃을 구경하러 나간다던가,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을 읽는다던가, 그림 그리는 카페에서 그림을 그린다던가.. 적응하는 과정에 계셔서 그런거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사연자님의 예쁜 감정이 꼭 돌아오시길 응원합니다 :)